지성 이른 추위가 찾아온 가을날 주말, 나는 두레방데이 행사에 가기 위해 세 번의 버스 환승을 했다. 서울 북쪽의 외곽 지역, 그것도 기지촌을 찾아 떠나는 초행길이 굉장히 멀게만 느껴졌다. 더구나 낯선 장소에서 나는 더 낯선 사람들을 마주할 터였다. 두레방에서 활동을 하는 친구도 있고, 여성 성매매나 성폭력 등 관련 일을 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다. 그런 나에게 ‘기지촌 여성’이란 단어는 낯선 것일 수 없었지만, 인식적 차원에서 안다는 것 이상의 것, 즉 그녀들을 직접 만나서 그녀들과 삶의 이야
알렉산드라 보통 절박한 상황 하에 있는 사람은 쓴 약을 삼켜야 한다. 이것이 필리핀 여성들이 한국에 와 있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 중 하나다. 우리는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 그들은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필리핀의 가족을 떠나는 것은 큰 희생이다. 하지만 그러한 희생과 힘든 일이 좋은 삶을 보장해주기 충분하지 않다면 어떨까? 나에게 좋은 삶이란 화려한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삶이란 자존감과 자부심이다. 존엄성이다. 내 이름은 알렉산드라, 나에겐 두 명의 형제
김고운 (두레방 자원활동가) 지난 7월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466호에서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배상청구소송 제9차 변론이 열렸다. 이날 변론에서는 지난 8차 변론과 마찬가지로 증인으로서 위안부 당사자인 원고들에 대한 심문이 이어졌다. 나는 자원활동가로 작년차 변론 자료에 쓰인 70년대 당시 기지촌 운영 계획 등을 기록한 한미합동위원회의 회의록 등을 번역한 적이 있었다. 당시 열악하고 강제적인 기지촌의 상황을 문서로만 접했기에 당사자 진술을 생생하게 듣고자 했다. 오늘의 증인은
박정경수 (기지촌여성인권연대 활동가) 지난 5월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466호에서는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배상청구소송’의 변론 재판이 진행되었다. 지난 2014년 6월 122명의 기지촌 미군 위안부 당사자들인 원고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한 이래 8번째 열리는 재판이었다. 한국 정부가 직접 미군을 위한 기지촌을 형성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관리해오면서 이들 기지촌 여성들의 이익과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나는 기지촌여성인권연대의 활동가로 이 재판에 방청
도쿄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정육자 ‘기지촌’이란 단어는 한국사회에서 하나의 기호로 존재한다. ‘기지촌’에는 여성들이 있고 여성들을 만나러 미군들이 들락거리는, 그 전체적인 윤곽이 두렷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이 머리 속에 어떤 확실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곳이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곳에는 생활이 있고 사회가 있다. 현재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기지촌’을 여기서 소개하고자 한다. 경기도 미군기지 인근에 위치하는 B초등학교. 거기에 설치된 다문화반을 처음으로 방문한 것은 2014년 3월, 신학기가 시작
고유경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운영위원) 122명의 기지촌 여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7번째 공판이 열렸다. 3월 1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466호 법정은 동두천, 의정부, 평택 등에서 온 원고들과 이 소송의 역사적 증인이 되기 위해 참석한 이들로 북적거렸다. 2014년 6월에 소송을 제기한 지 1년 9개월이 지났다. 지난 소송까지는 점잖은 목소리의 친절한 남성 재판장이었는데 이번에는 카랑카랑한 굵은 목소리의 여성 재판장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재판이 시작된 후 원고측과
<인신매매 일본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쟁점 토론회 :예술흥행비자 소지 여성 인권을 중심으로> 일시. 2016.2.23.(화), 오후 2시 장소.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12호 공동주최. 법조공익‘나우’, E-6-2비자 대안 네트워크 [공익법센터 ‘어필’/공익인권 법재단 ‘공감’/국제이주기구(IOM)한국대표부], 두레방 외국인성매매피해여 성지원시설[쉼터], 두레방 [상담소],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여성 인권지원센터‘살림’,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재단법인‘동천’, ‘
정강실 (두레방 자원활동가) 두레방에서는 작년 3월부터 매월 2차례씩 언니들을 위한 공예교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양초, 비누, 방향제 등 만드는 재미도 있으면서 실생활에도 쓰일 수 있는 물건들을 만드는 것으로 두레방에 소속감도 높이고 일을 하지 않거나 하실 수 없는 언니들의 무료함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에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오랫동안 기지촌에서 활동하시며 언니들과 돈독한 유대관계를 만들어 오신 정강실 선생님이 없이는 절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필리핀은 크리스마스를 가장 길게 즐기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9월이 오면 상가들은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걸어놓고 라디오에선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12월은 항상 1년 중 가장 바쁜 달이다. 아이들은 병뚜껑으로 탬버린을, 우유캔으로 드럼을 만든다. 그리고 이웃집을 돌며 전통 크리스마스 노래를 부르고 과자나 동전 몇 닙을 받는다. 12월 16일부터 24일까지 9일 동안은 이른 아침 미사가 계속된다. 열성 신자들은 새벽 3시부터 일어나 아침 미사에 참석을 한다. 이른 아침 미사를 모두
우리는 항상 새벽 1시에 클럽 문을 닫는다. 군인들이 그 시간까지는 부대로 복귀해야 하는데 귀가시간을 어길 경우 문제가 생기게 된다. 보통 우리는 그 시간에 집에 가거나 매주 한 두 번씩 바에 남아서 청소를 하기도 한다. 혹은 어떤 날은 필리핀 친구들이 놀러 오기도 하는데 그들을 위해 한 두 시간 정도 더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We always close the bar at one in the morning. Soldiers need to get back before that hour to the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