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
올해 9월부터 두레방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 ‘낮아웃리치’를 시작했다. 낮아웃리치는 낮시간에 기지촌클럽 주변에서 하는 현장접근상담을 지칭하는 말로 프로그램의 목표는 클럽에서 일하는 이주여성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두레방은 그동안 월말 아웃리치와 비정기 낮아웃리치를 계속 해 왔지만 여성들과 이야기 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월말 아웃리치에서는 영업시간(저녁시간)에 업소에 직접 들어가서 많은 여성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업주나 매니저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어 여성들에게 두레방의 연락처가 적힌 작은 선물을 건네고 바로 나와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낮아웃리치는 잠깐 일을 보러 밖에 나온 여성들이랑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여성들이 주변환경을 많이 의식하는 단점도 있다. 사실 기지촌클럽가 한 가운데 업소 관리자들과 동네 사람들의 눈이 많은 곳에서 갑자기 두레방 활동가들이 말을 걸면 여성들이 조심스러워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낮아웃리치’ 프로그램을 다른 방식으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덜 부담스럽고 더 따듯한 환경을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두레방의 자원활동가 두 분, 레베카님과 박철님, 감사하게도 재능기부를 하기로 하였다. 레베카님은 간단한 건강검사를 제공하고 쌀쌀한 날씨에 박철님이 직접 갈고 내린 뜨거운 커피를 나눠주는 것이었다. 여성들이 일 보러 나올 때 업소랑 붙어 있는 숙소에서 멀리 갈 수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클럽가 입구에다 부스를 설치했다. 업소 4-5군데에서 가까운 거리였지만 테이블, 의자, 건강 검진 도구, 커피, 간식이 있는 발랄한 분위기는 여성들이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국법으로는 일하는 이주민들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기지촌 내 업소에 일하는 이주여성들은 여러가지 상황상 의료지원을 받기가 거의 어려운 상황이다. 출입국에서 등록할 때 건강검진을 받긴 하지만 그 이후 한국에 살면서 본인이 원하는 건강진료를 거의 못 받는 걸로 두레방에서는 예상한다.
우리는 낮아웃리치를 통해 기지촌에서 일하는 이주여성 뿐만 아니라 주변 주민분들에게도 건강검진,커피, 정보들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물론 낮아웃리치를 통해 굳이 안 만나도 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동네에는 이주여성 외에 이주민, 난민과 자녀, 동네 어르신과 주변 음식점 직원분들도 살고 계신다. 이들을 제외하지 않고 낮아웃리치를 진행하기니 현장 분위기도 더 좋아지는 것 같았다.
낮아웃리치는 역시나 조금이라도 더 반겨주고 따듯한 환경을 만들어 여성들과 소통이 조금 더 가능하다. 지금까지 4회외 걸쳐 많은 이주여성들과 주민을 만났고 그 중에는 자주 놀러오시는 분들도 있다. 낮아웃리치는 두레방이 기지촌 주변에 일하거나 생활하는 이주여성들에게 무엇을 제공 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알려주고 여성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는 자리가 되고 있다. 두레방의 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이주민인권단체들의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도 전달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