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두레방 상담실장)
동두천에 작은 공간 마련 행사는 여성들이 의정부까지 오는 수고 덜고자 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두레방에 도움을 요청하는 대다수의 여성들은 동두천에서 거주 하고 있고 미등록 신분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등록된 여성들도 있지만 합법적인 신분이라 할지라도 업주의 감시로부터 자유롭게 밖을 나다닐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두레방 활동가들이 동두천으로 찾아간다 해도 안정적으로 만나서 얘기를 나누거나 상담을 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활동이 거듭될수록 이런 어려움들을 더욱 커져갔고 안정적으로 이 여성들을 만나고 조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재정이 넉넉지 않은 두레방에서 작은 공간 마련은 정말 큰 용기를 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6월 16일, 우리는 드디어 동두천의 작은 공간이 시작됨을 알리는 파티를 열었습니다. 이웃집에 들리듯이 오픈하우스 파티에 온 여성들의 얼굴은 두레방이 이젠 가까이에 있구나 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거리가 거리인지라 평소 두레방에 지지를 보내 주었던 동료 활동가들은 많이 참석하지 못하여 아쉬웠지만 대신 많은 이주여성들이 참석하여 음식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두레방 운영위원장이신 장빈목사님의 여는 말씀으로 우리의 오픈 파티는 시작 되었고 지나와 토토가 여는 노래로 우리는 마음껏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과거 클럽에서 피해를 받고 이탈해서 현재 미등록으로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 왜 동두천에 지원센터가 필요한지에 대해 지지 발언을 하였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필리핀 여성들이 계속해서 클럽으로 오고 있고 피해를 받은 여성들은 나가고 싶어도 갈 수 있는 곳이 없어 계속 피해를 받고 클럽에 고용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레방의 작은 공간이 그 여성들 그리고 우리를 위해 큰 공간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었고 파티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 동두천 지원센터는 여성들과 그 동안 거리의 제약 때문에 할 수 없었던 프로그램들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고 안정적으로 상담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더 빨리 가까이서 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두레방을 다녀갔던 많은 여성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처럼 지속적으로 상담을 해나가면서 화요일 한글교실과 음악교실, 수요일 공동식사와 공예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두레방 동두천 센터는 꼭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이주여성들이 언제든 와서 커피도 마시고 수다도 떨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할 것입니다.
모두가 기대하고 행복해하는 이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후원행사에 참석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비록 행사에는 참여 할 수 없었으나 저희의 활동을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너무나 깊은 감사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