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새벽 1시에 클럽 문을 닫는다. 군인들이 그 시간까지는 부대로 복귀해야 하는데 귀가시간을 어길 경우 문제가 생기게 된다. 보통 우리는 그 시간에 집에 가거나 매주 한 두 번씩 바에 남아서 청소를 하기도 한다. 혹은 어떤 날은 필리핀 친구들이 놀러 오기도 하는데 그들을 위해 한 두 시간 정도 더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We always close the bar at one in the morning. Soldiers need to get back before that hour to the barracks or else get in trouble for breaking curfew. Usually we would go home around that time or stay behind and clean the bar once or twice a week. There are nights though that we get a visit from Filipino friends, and we have to stay for an hour or two to entertain them.
사람들은 추가 수당 없이 일을 더 해야 할 때 우리가 불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우리는 쿼터를 채울 수 있는 기회(역자 주: 기지촌 클럽들은 쿼터제로 운영을 하는데 클럽 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하는 여성 한 명당 팔아야 하는 술/주스의 양/잔이 정해져 있고 이를 지키지 못했을 경우 각종 불이익이 가해진다.)라고 여긴다. 우리가 같은 국가에서 왔다는 것은 도움이 된다.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공통점을 공유할 수 있다. 미군들을 상대할 때 아는 척 해야 하고 많은 노력을 들어야 하는 것과는 다르게 필리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식은죽 먹기다. 클럽 분위기는 훨씬 가볍고 고향 친구랑 노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You’d think we complain whenever we’re expected to work extra hours without pay, but we consider it more as opportunity to earn from drinks. It doesn’t hurt that they came from the same country, hence speaking the same language and sharing a lot in common with us. Unlike entertaining American soldiers where you have to put up a front and exert too much effort, entertaining Filipinos is more like a breeze than actual work. The atmosphere in the club is much lighter, and it feels like hanging out with friends back home.
이들의 대부분은 공장의 계약직 노동자이다. 그 중 몇몇은 신참이고 나머지는 한국에서 산지 수년이 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이러 저러한 이유로 클럽에서 일했었던 미등록 이주여성들과 친구관계 혹은 동료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심지어 여성들이 일했던 클럽에서 도망치고 새로운 삶을 꾸려가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들에게 이것은 비록 실제로는 짧은 시간 동안 알게 된 사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생존하고 있는 오랜 친구를 돕는 것과 마찬가지 일인 것이다. 필리핀 사람들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살아도 함께 뭉친다.
Most of them are contractual factory workers. Some are new, but some have been in South Korea for years. They all have one thing in common: one way or another, they are friends with, or work with some undocumented female workers who used to work in clubs. In some cases, they would even help these girls set up a new life for themselves once they run away from the clubs they work in. For them, they see it as helping a friend you’ve known your whole life survive in another country, although they have only known each other for a short while. Filipinos stick together even far from home.
많은 사람들이 우리 상황을 겪어보지도 않고 우리를 평가하곤 한다. 그들이 보는 것은 겉모습뿐이다. 그들은 겉모습 밑에 있는 진짜 모습을 보지 않는다. 클럽에서 도망치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이런 생활에 질렸다고 해명한다. 자유가 없거나 근무 환경이 자신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다는 것을 얘기한다. 가장 심각한 것은 고향의 가족들은 우리가 여기서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보내줄 것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압력이 시작되고 클럽에서의 벌이가 충분하지 않으면 여성들은 더 나은 벌이를 찾기 시작한다. 스스로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오명을 각오하면서 말이다. 여성들은 항상 숨어 다니게 되고 도망 다니게 된다. 그래야만 필리핀으로 추방되지 않기 때문이다.
Many people who haven’t been in our situation could easily make judgments. They only see the surface, they don’t know the underlying hardships. Most girls who ran away justify it by saying they’re tired of this life, that they’re tired of not having freedom, or that the working conditions are far worse than they had expected. The worst part about it is that your family back home thinks that you earn a lot more here, so they expect you to send more money. The pressure of providing for your family sets in, and since your earnings in the club won’t suffice, you try to find greener pastures, risking your own security, and tainting your record. You will always be on the run, hiding just so you won’t get sent back home.
나도 클럽을 도망친 여성들을 친구로 두고 있다. 그 중 한 명은 한국에 온지 수년이 된 사람이다. 클럽에서 6개월 일을 하고 그녀는 도망을 쳤고 공장에서 일을 했다. 그녀는 그곳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몇 년을 지냈고 고향의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내가 일하는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곤 했는데 한 번은 내가 물었다. 집으로 보내는 돈이 자신의 마음의 평화보다 가치가 있느냐고. 그녀는 (출입국에) 잡혀갈 두려움에 떨지 않고 일하러 가는 날이 없다며 비록 벌이가 더 낫지만 오랫동안 가져보지 못한 저녁의 달콤한 꿀잠과 바꿀 수 있다면 기꺼이 바꾸겠노라고 말했다. 지난 몇 달간 그녀는 클럽에서 풀타임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비록 우리 모두가 도망치고 싶어하는 그 일로 왜 다시 돌아왔는지 나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것으로 그녀를 비난할 수 없다. 공장노동자로 있을 때와는 다르게 적어도 여기에서는 클럽 주인이 그녀를 보호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입국은 여성이 신고가 되었거나 (사는 곳을) 인지 하게 되면 아주 손쉽게 길거리에서 그녀를 잡아들일 수 있다. 그녀는 더 이상 이러한 위험을 감당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I happen to be friends with some runaways. One of them is a girl who’s been in South Korea for years. After six months of working at a bar, she ran away and worked at a factory. She stayed there for several years and was able to support her family’s needs back home. When she was still part-timing in the club I’m working at, I would always ask her if the money she’s able to send is worth her peace of mind. She said she never left home for work without the fear of getting caught. Although she’s earning more, she said she’d gladly trade it off for a good night’s sleep, something she’s never had for a long time. For a few months now, she’s been back to working full-time at a club. And although I don’t fully understand why she would come back to the job we all wanted to escape, I can never judge her for doing so. At least here, our club owner can protect her, unlike when she was still a factory worker. Immigration could easily pick her off the street once she’s been recognized or reported. She said she doesn’t want to risk it anymore.
함께 일했던 또 다른 여성은 절박한 심정으로 도망을 쳤다. 고향의 엄마가 화학요법을 해야 해서 돈이 필요했는데 그 돈은 클럽에서 일을 해서는 절대로 벌 수 없는 돈이었다. 게다가 그녀에게는 부양해야 할 자녀가 넷이나 있었다. 도망치는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도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도망을 쳤다. 우리는 실제 업무와는 조금 다른 직무 해설서에 설명되어 있는 과로와 저임금의 대표적인 표본이다. 계약서에 우리는 가수로 되어 있다. 한국에 도착해서 사람들이 너는 접대부로 일을 할거야 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심지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을 받지만 계약서의 조항을 숙지하고 거기에 동의했기 때문에 항의를 할 수가 없다. 은혜를 원수로 값는 것처럼 보이게 될 것이다. 그러면 결국 자신이 가진 마지막 수단에 의지하게 된다. 도망치는 것이다.
Another girl I worked with ran away out of desperation. Her mother back home is in need of chemotherapy money, something she could never earn by just working at a bar. On top of that, she always has four kids to support. Like most girls who ran away, she only did so out of desperation. We are classic examples of overworked and underpaid with the job description being slightly different than the actual work itself. The contract says you’re a singer. You come here, and it’s too late when they tell you you’ll be an entertainer. You don’t even earn the minimum wage, but because you know exactly what the contract says and you still agreed to it, you will never be able to file a complaint. You see it as biting the hand that feeds you. You resort then, to the last option you got, to run away.
3일 전, 나보다 며칠 후에 한국에 들어온 친구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오랫동안 그녀로부터 소식을 들을 수가 없었는데 비록 우리가 같은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지만 나는 이곳 A시로 보내졌고 그녀는 B시로 갔기 때문이다. 그녀의 메시지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기 때문에 나는 곧장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자신이 도망을 쳤다고 했다. 내가 그것에 대해 물었을 때 그녀는 처음 일했던 클럽에서는 괜찮았지만 장사가 잘 되지 않자 클럽 주인이 몇몇 여성들을 내보낼 것을 결심했고 그녀가 다른 클럽으로 보내진 여성들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즈음 그녀는 도망을 결심했다고 한다. 새로운 클럽의 주인은 좀 엄격했고 손님 앞에서 여성들을 곤란하게 만들곤 했다는 것이다. 또 음식을 만들어 먹기 위해 받는 돈도 턱없이 부족했고 게다가 각종 이유를 들며 술/음료를 팔아 번 돈에서 받는 월급도 다 주지 않았다.
Just three days ago, I received a message from a friend who got to South Korea a few days after me. I haven’t heard from her in a long time. We have the same manager, but it was decided that I’d be working in Uijeongbu and she’d be working in Dongducheon. Her message was so unexpected that I knew right away that something is up. She confessed that she had run away. When I asked her about it, she said she was doing okay in the first club our manager put her in. However, because business was slow, the club owner decided to cut people. She was one of those who got transferred. That’s when she decided to run away. The new bar owner was a bit strict and would embarrass the workers in front of their guests. They also didn’t get provided with a large enough budget for food. They also don’t get their full salary from drink sales, as bar owner would always find ways to cut their pay.
우리가 상대하는 필리핀 남성들은 항상 우리에게 물었다. 이런 종류의 일이 지겹지 않느냐고, 혹시 도망칠 생각은 없냐고. 보수적인 문화로 알려져 있는 필리핀에서는 우리가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우리를 측은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분명했다. 그들은 또한 우리가 술판매로 충분한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음 날 아침 일이 없을 때 우리를 찾아와 어울리곤 했다. 그들은 또한 우리 벌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반드시 술/음료를 사 주었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우리에게 술/음료를 사는 이유가 우리가 접대부여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우리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었다.
The Filipino guys we talk to always ask us if we ever get tired of this kind of job night after night and plan to run away. It’s obvious they feel sorry for us because they all know we don’t do stuff like this in the Philippines, a country known for its conservative culture. They also know we don’t get enough salary from drink sales. That is why whenever they get the chance, they come visit us on nights they don’t have work in the morning and hang out with us. They also make sure to buy us drinks to help us out with our earnings. They keep reminding us that they do so not because we’re entertainers, but because they’re our fri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