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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입국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한국으로 가겠다고 결정하는 것 자체도 어렵고 그 과정은 복잡하다. 한국행을 결정하는 주요 이유는 항상 더 나은 삶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물론 필리핀에서도 일자리를 찾을 수는 있지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공과금을 낼 정도로는 충분할지 몰라도 가족을 부양하고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생각하면 장기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만 할지라도 해외로 나가는 방법이 타당하다. 심지어 학위 소지자조차도 필리핀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사실만 봐도 당장 짐을 싸서 외국으로 가는 이유는 충분하다.
클럽에서 공연을 했던 친구나 혹은 해외로 나가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에이전시를 연결시켜주겠다는 사람으로부터 일자리에 관한 얘기를 듣는다. 에이전시는 계약서에 가수로 되어 있지만 공연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바로 얘기를 한다. 손님들을 접대하게 될 거라는 거다. 오디션을 통과하기 위해 3곡에서 5곡 정도 연습을 해 비디오로 녹화를 한다. 이 비디오 녹화를 위해 얼마나 오래 프로모션 회사에서 지내야 하는지는 각자 노래를 얼마나 잘 하는지에 달렸다. 대부분 1주일 정도 짧게 머무는데 이 경우는 대부분 먼 지방에서 올라오는 여성들이다. 연습을 위해 한 달이나 그 보다 더 머물게 되는 경우도 있다. 노래 부를 준비가 되면 에이전시는 그 모습을 녹화하고 매끄럽게 편집한다. 보통 에이전시는 3곡을 요구하는데 때때로 한국에서 가수가 되기에 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경우 몇 곡을 더 준비하라고 한다. 에이전시는 심사를 위해 이 비디오를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제출한다.
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다음 단계는 필리핀 한국 대사관에 가서 취업비자를 신청하는 것이다. 한국 영사는 처음에는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하루에 7시간 일하는 가수가 될 것이고 한 달에 4일 휴가를 받게 된다 등 한국에서 일하는 것에 관해 짧은 브리핑을 한다.
취업비자를 받으면 필리핀 에이전시는 한편으론 비행 스케줄에 관해 한국 프로모션 에이전시와 조율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브리핑을 하는데 첫 번째 브리핑은 에이전시의 행정보조원 중 한 명이 진행한다. 보통 그 행정보조원은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필리핀 여성이다. 행정보조원은 일하게 될 클럽의 종류(한국 클럽, 미국 클럽, 유럽 클럽)에 대해 설명하고 어떤 클럽에서 일하는 게 좋겠는지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비서 또한 임금제도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언제 월급을 받게 되는지 설명한다.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며칠 전 또 다른 브리핑이 있었다. 이번에는 인천으로 가는 경로에 관한 것이었다. 취업비자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에이전시는 공항 출입국관리국에서 관광비자를 또 받으라고 지시한다. 출입국 직원들이 E-6-2 비자 소지자들이 한국으로 입국하지 못하게 막기 때문인데 인신매매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가는 것이 직항으로 간다는 건 아니다. 이 여정은 아시아의 여러 도시를 거쳐 하루에서 길면 한 주 혹은 두 주가 걸리기도 한다. 필리핀 여성들은 비행기로, 배로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한국에 도착하는데 출입국에서 잠재적 인신매매 피해자를 쉽게 추적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보통 에이전시는 여성들이 걸리지 않고 출입국 과정을 통과하게 하기 위해 공항 출입국관리국에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을 둔다. 불행히도 이 과정을 통과하지 못한 여성들은 신고되어 다시 가수로서 해외취업을 신청하기까지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때문에 에이전시에서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는 사진을 찍거나 정보를 누설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것이다. 만약 잡히게 되면 삭제되어야 하는 모든 것을 삭제해 에이전시를 위태롭게 하지 말라고 한다.
출입국을 통과하는 것은 아마도 이 여정의 가장 힘든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일단 관광비자를 받고 출입국을 통과하게 되면 나머지 여정은 쉽다. 하지만 보통 인천에 도착하기 전 3~4개 도시를 들르는 기나긴 여정이 된다. 인천에서는 한국측 에이전시의 기획자가 또 다른 브리핑을 준비하며 공항에 대기하고 있다. 어떤 종류의 클럽에서 일할지 결정하게 되는 순간이다. 거기서 기획자는 건강진단을 위해 여성을 병원으로 데려가고 검진이 끝나고 나면 일하게 될 클럽으로 데리고 가서 새로운 마마 혹은 클럽 업주에게 인사를 시킨다.
여정이 얼마나 길었는지는 상관없다. 클럽에 도착하고 나면 당장 그날 밤부터 일을 하게 된다. 가수로서가 아니라 접객원이나 쥬시걸로 말이다. 한국으로의 여정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구나 라고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A girl’s journey to South Korea is never an easy one. The decision to go in and of itself is tough to make, and the process is complicated. The main reason for going is always to look for greener pastures. Sure, you can always find a job in the Philippines. However, having a job back home doesn’t always guarantee a big paycheck. You can earn enough to pay the bills, but with a family to support and the pressure to save money for the future, leaving the country to work abroad seems logical even if it means being away from home for a long period of time. Just the fact that even degree holders find it hard to get a job back home is enough to send you packing and seek a job in a foreign country.
You hear about the job from a friend who performs at a bar or someone who says they have a connection to an agency that could help you get a job abroad. The agency tells you right away that the contract will say you’re a singer, but you won’t be performing at all. You will just entertain guests. To pass the audition, you practice three to five songs for a VTR (video tape recording). Your stay at the promotion company to prepare for the VTR depends on your singing talent. Most stay for as short as a week, which is usually the case for those from a province far away. There are some who stay for even a month or more to practice. Once you’re ready to perform your songs, the agency shoots a video of your singing and edits the video into a seamless VTR. The agency typically requires three videos but sometimes asks you to prepare additional songs if it thinks you still need more practice to be a singer in Korea. The agency submits these videos to the KMRB (Korea Media Rating Board) for screening.
Once you pass the screening, the next step is to go to the Korean Embassy in the Philippines to acquire a working visa. The Korean Consul first listens to you sing the songs from your VTR, then briefs you about working in Korea: You will be a singer who works 7 hours a day. You will have four days off per month.
After you get your working visa, the agency in the Philippines conducts a series of briefings while they’re coordinating with the promotion agency in Korea about your flight schedule. The first briefing is conducted by one of the administrative assistants at the agency. Usually, it is a Filipina who used to work in Korea. The assistant explains to you the types of clubs you could work in – a Korean, American, or European club – and you are asked to start thinking about which one you think would be best to work in. The secretary also explains how the payment system works and what time of the month you can expect to receive your paycheck.
A few days before the flight to Korea, there is another briefing. This time, the briefing is about the route you’re going to take to Incheon. Even if you have a working visa, the agency instructs you to get a tourist visa at the Immigration Bureau at the airport. Immigration officials block E-6-2 visa holders’ entry into Korea because they’re trying to prevent human trafficking.
The journey from the Philippines does not entail a direct flight to Korea. The journey can last from one day to an entire week or two, through different cities in Asia. Filipinas are sent on long, complicated journeys by plane and by boat in order to prevent Immigration from easily tracking down potential victims of human trafficking. Usually, the agency has a contact person within the Immigration Bureau at the airport to ensure the girls can pass through Immigration procedures undetected. Girls who are not fortunate enough to pass through get reported and will have to wait six months before they can apply to become a singer again. This is the reason why the agency instructs you not to take pictures or divulge information to anyone while still in the Philippines. And if you get caught, delete whatever needs to be deleted so as not to compromise the agency.
Getting through Immigration is probably the hardest part of the journey. However, once you get the tourist visa and pass through Immigration, the rest of the journey is easy. The journey is long. It usually consists of stopping in three or four cities before it ends in Incheon. Your promoter from the agency in Korea will meet you at Incheon Airport to give you another briefing. This is when you choose which type of club you’ll be working at. He takes you to a clinic for medical checkups and then drives you to the club you have been place in and introduce you to your new mama or club owner.
It doesn’t matter how long your journey has been. Once you get dropped off at the club, you are expected to start work the very same night you arrive, not as a singer but as an entertainer or juicy girl. This is when you realize your journey to Korea hasn’t ended yet. It only just beg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