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방은 지난 6월 20일(목) 오후 2시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한소리회 연합 캠페인을 주관했다. 이번 연합 캠페인은 한소리회에 소속된 단체들의 각 활동 분야 이슈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청소년과 이주여성·선주민여성 성착취에 대한 캠페인을 준비했다.
캠페인 당일, 두레방은 평택역에서 2시간 반 동안 많은 시민들을 만났다. 한쪽에서 경원사회복지회, 순천여성인권지원센터와 경기청소년센터 <아띠아또>가 ‘선주민과 청소년에 대한’ 캠페인을 진행했고, 그 반대쪽에 자리 잡은 두레방(상담소&쉼터)은 ‘이주여성 성착취와 인신매매에 대한’ 이야기를 시민들과 나눴다. 평택에서 캠페인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긴장도 됐지만, 결과적으로 생산적인 경험이었다.
이번 캠페인의 목적은 인신매매의 정의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인신매매를 납치 또는 물리적 위협으로만 연결한다. 물론 납치를 통한 인신매매도 있지만(http://durebang.org/?p=5512 ) 성착취 인신매매 체계에는 물리적 강요 외에도 수많은 경로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먼저, 시민들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아이스 브레이킹 프로그램으로 간단한 OX 퀴즈를 진행했다. 이후 한국 정부와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성착취 인신매매를 허용하는지 공유했다. 인신매매에 대한 정의뿐만 아니라 이주여성 성착취 인신매매 피해당사자들이 성매매 현장에서 벗어나는 게 얼마나 난감한지도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하였다. 계속해서 우리는, 캠페인에 참석하는 시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일자리를 소개받고 한국에 왔는데 소개와 달리 유흥업소에서 성매매를 강요받는다면 나는?’
두레방이 그동안 만났던 이주여성들은 크게 네 가지 방법 중에 고민하는 것을 봐왔다. 캠페인 참가자들에게 이런 부당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 생각해서 판넬(panel)에 스티커를 붙이도록 했다.
- 업소를 벗어난 후 숨어서 산다
- 경찰에 신고 한다
- 지원단체의 상담을 받는다
- 고민 끝에 어쩔 수 없이 계속 일을 한다
더불어 위 네 가지 방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경우 고려할 만한 부정적인 조건 세 개씩을 미리 공유했다. 예를 들어 업소에서 빠져나와 숨어 사는 경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을 덧붙인 것이다. ⓵현지 브로커의 괴롭힘과 협박 ⓶업주-출입국-경찰 단속에 대한 불안감 ⓷업소에서 벗어난 동시에 체류자격 박탈과 미등록 체류 상태로 거주할 것을 감안해야 한다
*최종 집계
- 업소를 벗어난 후 숨어서 산다: 5명
- 경찰에 신고 한다: 48명
- 지원단체의 상담을 받는다: 30명
- 고민 끝에 어쩔 수 없이 계속 일을 한다: 2명
두레방 활동가들은 참가자들이 붙인 스티커 항목에 따라 실제 이주여성들이 겪는 어렵거나 위험한 사항들을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게다가 착취 현장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대다수의 이주여성들이 그럼에도 나오지 못 하고 고민 끝에 계속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다시 설명했다. 활동가의 모든 이야기를 들은 후, 많은 시민들은 다시 스티커를 붙이고 싶어 하거나 “좋은 선택 항목이 없다” 또는 “선택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중 한 참가자는 “상식적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맞는데 현실적으로 봤을 때 나는 그냥 나와서 조용하게 살 것 같다”고 했다. 계속해서 참가자들은, 이주여성 피해당사자들에게 “힘내세요!”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두레방에서 준비한 두 번째 판넬에 스티커를 붙였다.
두레방이 이번 캠페인을 위해 준비한 마지막 프로그램은 부채 공예 체험이었다. 시민들이 우리가 펼치는 캠페인에 어떻게 반응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들의 눈길을 끌만한 계절상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OX퀴즈와 스티커붙이기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분들에게 캠페인물품을 그냥 드리는 것보다 참가자가 직접 꾸민 부채 위에 붓펜으로 페미니즘적인 또는 희망적인 문구를 적을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캠페인에 함께 했던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했고 공예 체험까지 하신 분들은 부채를 꾸미는 동안 두레방 활동가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평택에서 선주민-이주민 시민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질문을 받았다. 다양한 연령의 시민들과 함께 이주여성 성착취-인신매매 이슈에 대해 소통하면서 그들이 가진 이주여성들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