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이주여성 L&E
(본 글은, 두레방 쉼터의 L과 E 두 분의 글을 취합해 구성되었습니다)
우리는 태국에 있는 가족을 부양하려고 한국에 오게 되었다. 마사지로 한국에서 일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이곳에 왔지만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한국은 지옥 같은 곳이었다. 여러 힘든 일을 겪어야 했던 한국생활은 우리의 삶에 많은 상처를 주었고 평생 아픈 기억을 만들었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우리의 상황을 태국에 있는 친구에게 알렸고 그 친구가 두레방 쉼터 관련 정보를 주었다. 우린 두레방 쉼터 페이스북 메시지로 연락을 취했고, 감사하게도 태국어로도 소통이 되었다. 두레방 상담소와 두레방 쉼터는, 우리를 그 불법 마사지업소에서 구조해 주었고 경찰조사 때도 동행해 주었다.
두레방 쉼터에 있으면서 안정적으로 사건을 진행하기로 결심하였다. 불법마사지 업주들로부터 내 자신과 가족의 존엄성을 되찾기 위해, 싸우기 위해서이다. 쉼터의 환경 덕분에 많이 편안해졌고 안정도 찾았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받았던 상처를 회복하고, 쉼터에서 함께 지내는 이들 곧 비슷한 상처를 입은 친구들을 만나 서로 위로하면서 특별한 우정을 키울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한국생활과 문화와 언어도 배우고 있다. 이제라도 한국이 나쁜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고 기쁘다.
2019년 12월 31일 화요일, 우리는 연말연시를 맞이해 화성시에 있는 태국 사원 ‘왓 불다랑시’ 서울법당을 방문했다. 2019년의 마지막 날, 그동안 겪었던 나쁜 일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2020년 새해에 좋은 것들만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부처님에게 공로할 수 있었다. 특별히 승려들의 탁발 시간에 맞춰 일찍 출발했다. 펀 선생님과 함께 우리는 음식과 식료품들을 스님들에게 드리기 위해 가지고 갔다.
태국 사원에 9시 넘어서 도착하고 준비해 간 음식들을 정성껏 접시에 담아 승려들에게 시주했다. 불단 앞으로 가서 삼배를 드렸다. 사원 안에는 태국 불자들이 많이 와있었고 탁발 위해서 테이블에 꽤나 많은 음식들이 배치되어있었다. 우리는 승려들에게 밥을 준비하여 자선했다. 공양 후에는 승려들이 식사하는 동안 불자들이 다 함께 예불했다. 승려들의 식사가 끝나고 불자들이 승려에게 생활물품을 바친다. 그 다음 불자들이 밥을 먹는 동안 큰 승려가 불교에 대해 설교했다. 설교 내용은 승려들에게 음식과 생활물품 드리면 공덕이 된다면서 모든 사람을 축복하기 위해 물을 머리 위에 뿌려주었다. 그리고 불자들이 식사를 마친 후 모든 접시를 모아 우리와 펀 선생님이 함께 씻었다. 그리고 불단 앞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떠나기 전에 펀 선생님이 물고기들을 방생하자고 제안했고, 우리도 좋다고 했다. 물고들을 방생한 후에 펀 선생님이 우리들을 근처에 있는 한국 절에 데리고 갔다. 한국 사원은 태국 사원만큼 아름답고 조용하였다. 우리는 불단 앞으로 가서 펀 선생님이 알려주신 한국식 절을 하며 다시 한 번 2020년의 한 해 소망을 부처님에게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