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방쉼터 입소자 K
코로나바이러스19가 유행하기 전, 쉼터에서의 생활은 주중엔 자활지원센터 다니며 일을 배우고, 주말엔 남자친구를 만나거나 쉼터 친구들과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였다. 또한 쉼터에서 지원하는 야외프로그램과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진행 중인 (법률)사건에 대한 스트레스도 풀 수 있었다.
잠깐이면 끝날 거라 생각했던 바이러스는 이전의 쉼터 생활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당연히 자활지원센터는 나갈 수 없었고, 주말에도 쉼터에서 외출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잠깐 산책 정도 할 수 있지만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 것은 이젠 할 수 없게 되었다.
하루 종일, 그리고 주말까지 쉼터에 머물러야 하는 생활은 나의 신체와 정신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매일 체온 체크를 해야 하며, 잠깐이라도 외출을 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휴대용 손소독제를 자주 사용해야 했다. 그리고 외출하는 목적지를 공유해야 하며, 어떤 이동수단을 이용하여 어디를 갔었는지 공유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 쉼터 친구들만이 아닌 쉼터 활동가들도 공유하고 있다.
이 위기 속에 지금 쉼터 안에서는 평일엔 자활지원센터에서 활동하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쉼터 안에서 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지원받고 있다. 주말에는 고향음식을 만들고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곤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쉼터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런 단조로운 생활로 가끔씩 우울함을 느꼈고, 어느 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에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을 때도 많다. 코로나바이러스19가 빨리 끝날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에 외출할 수 없다고 확정되던 처음 2주는 적응하는 시간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힘들거나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바이러스는 끝이 보이지 않았고 나를 포함한 쉼터 사람들은 지금도 모두를 위해 스스로 외출을 조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