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품 활동가 내부 교육프로그램]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를 다녀와서…
*센터품 활동가 하늘
2022년 7월 26일 센터품활동가들은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아래 전북센터)를 방문했다. 쨍한 여름, 센터로 향하는 마음은 2017년 가 보았을 때와 비교해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향했다.
점심을 든든히 먹고, 전북센터에 도착했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송경숙 대표님과 건물라운딩을 하고 그동안 선미촌 관련 활동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 녹록지 않았을 활동을 들으면서 지역사회와의 연대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우리가 평택역 집결지 상황을 꼼꼼히 파악해야 시민들, 지역사회의 활동가, 시와도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어서 전북센터 현장활동가를 따라 선미촌 곳곳을 걸어 다녔다. 상업공간, 전시공간으로 변한 성매매집결지업소들을 보았다. 모든 업소들이 다 바뀐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업소 건물이 남아 있고, 성매매 흔적도 남아 있었다. 현장활동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성구매자를 받는 방으로 가는 길, 언니가 남긴 물품, 단속 나오면 성구매자들이 도망가는 뒷문, 업소건물에서 예술작가들과 했던 전시들까지 몇 년 전 방문했을 때 기억이 조금씩 떠올랐다. 그중 처음 가본 한 업소가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1층 상점, 2층 전시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던 곳이다. 1층에서 2층을 올라가 보니 과거 성구매자 받던 방만 10개 이상 즐비하게 있었다. 여성들이 힘들게 성착취 당했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또 한 곳, 시티공원은 여인숙 집결지가 있었던 공간이었다. 지금은 건물의 일부만 보존되어 있고, 야외전시, 공연장으로 쓰이는 공간이자 시민들의 쉼터가 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한 건물이 더 남아있었다. 그 들어갈 수 없는 건물도 역시나 좁고 작으며, 여러 개의 방이 존재했다. 그 공간을 보면서 의미를 부여하고, 보존하고, 그것을 주변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았다.
라운딩을 마친 뒤 성평등전주에 다시 모여 소감을 나누었다. 성평등전주의 건물도 큰 성매매집결지업소였다. 그런데 이 널찍한 공간에 1층 카페를 포함해 선미촌과 센터의 활동들을 기억하는 전시공간과 지역사회단체의 사무실들이 있는 건물이었다. 시민은 물론 길고양이들이 편하게 드나드는 그 공간이 부러웠다. 평택에도 그런 공간이 만들어 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전북센터 건물 1층에 전시되어 있던 ‘나비자리’를 다시 보게 되어서 반가웠다. 나비자리는 2002년 감금과 성착취가 심했던 군산개복동성매매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돌아가신 14명의 여성들을 추모하는 조형물이다. 조형물은 철창과 나비로 표현되어 있는데, 철창은 감금을, 나비는 자유를 뜻한다. 조형물의 위치가 지금의 자리도 좋지만, 나비자리의 전시 위치가 군산개복동화재사건 건물자리에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