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신년사
회복
*김은진 원장(두레방 상담소)
새해 비전을 ‘회복(回復)’이라고 읊조려 봅니다. 두레방의 2023년은 닫힌 것이 열리고, 아픈 것이 치유되고, 모든 것이 건강하게 ‘회복’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개인적으로 두 번의 코로나 확진과 함께 2022년을 마무리하며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금 절감합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아직도 묘현하고, 이태원 참사의 비극은 우리 모두를 분노하게 하고, 새로운 정부 지도자는 브레이크를 모르고 내달리기만 하는 한국의 현실이 2023년을 더욱 암울하게 합니다.
그러나 2022년을 돌아보면 감사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철저한 방역을 지키며 여성들이 매일 두레방에 모여 일상을 나누며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하였습니다. 이주여성을 위한 지원은 ‘쉼터’와 ‘품’을 통해 평택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9월 29일 대법원 1호 법정에서 “기지촌 미군위안부 소송 원심판결 대법원 확정”으로 8여 년의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던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레방 창시자 문혜림 선생님이 3월 11일 미국 자택에서 소천하신 슬픈 소식도 전합니다.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했고, 두레방 여성들을 사랑했던 문 선생님이 하늘나라에서 편히 잠드시길 기도합니다.
이 외에 한국학중앙연구회와 함께 10월 25일~11월 22일까지 매주 화.목 구술사 시민강좌를 열어 두레방 아카이브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 <성매매처벌법 개정을 위한 전국 순회 행진>에 참여하여 소실되는 여성정책을 촘촘히 채웠습니다. ‘빼뻘마을 도시 새뜰마을사업’ 시행으로 두레방 건물 존폐가 불투명한 중에도 새밭교회 봉사단이 5년만에 외부·내부 페인트, 주방 싱크대 교체, 청소, 인터넷 설치, 간판제작 등 봉사해 주셨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감사함으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개인주의 극대화와 공동체 의식의 부재가 팽배한 한국사회입니다.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세상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개인의 건강이 ‘회복’ 되어야 하고, 이웃에 대한 공동체성이 ‘회복’되어야 하고, 진한 인류애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한 해도 변함없이 두레방을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신뢰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새해 두레방은 ‘회복’이라는 화두로 또 한 번 희망을 품고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