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랍게> 공동상영회 참여 후기
*김유정(프로그램 참여자)
9월 어느 날, 평택여성인권상담센터품의 소식이 올라왔다. 소소한 공동영화 상영을 한다는 소식이었다. 평소 센터품의 활동을 궁금해해 왔던 나는 공동상영회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공동상영회에 가기 전, 영화 <보드랍게>에 대해 검색해보았다. 일본군 위안부 故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담은 영화, 대학 시절이 떠올라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마주했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비참한 삶을 살았던 이야기부터 광복 이후 끝나지 않는 전쟁 같았던 순악 할머니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낸 영화였다. 학창 시절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2017년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아니한 채 협상이 타결되어 재협상을 요구하며, 시민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자 대학 동아리 친구들과 부산~서울 16박 17일 소녀상을 따라 국토순례를 떠났다. 그 후로 5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졌을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열 분 남았고, 여전히 여성에 대한 폭력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대학 시절엔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 영화는 나에게 또 다른 의미를 전달했다.
기억해야 할 역사임과 동시에 과거의 일만이 아닌 현시대에도 여전히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이 있단 것을, 아무도 말을 들어주지 않아 침묵해야 했던 할머니의 아픔이 현시대에 폭력 피해자에게도 남아있다는단 것을, 그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차별, 편견 등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것을 영화를 보며 느꼈다.
할머니가 용기내어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고 사람들과 연대하며 위안부 운동을 했던 것처럼 많은 폭력 피해자가 용기 낼 수 있기를,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같은 선상 위에서 이번 공동상영회를 계기로 센터품의 활동에 더 큰 궁금증, 곧 관심과 연대를 보태고자 한다. 좋아했던 글씨 ‘평화’처럼, 전쟁 없는 평화로운 삶이 모두에게 깃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