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활동가 내부 스터디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를 보고나서
*활동가 페페
두레방이 2023년 신년을 맞이하여 내부 스터디를 계획했습니다. 첫 번째 모임은 제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진행하는 스터디라서 함께 책을 읽을지 아니면 영화를 볼지, 그것도 아니면 요즘 이슈가 되는 기사를 갖고 토론을 하는 게 좋을지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처음 모임은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ᴗ❛ั*ૂ)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는 2022년에 아주 즐겁게 봤던 영화입니다. 두레방의 모든 활동가가 이 영화를 보고 나에게 주어진 권력과 우리가 맞닥뜨리는 차별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1시간 38분 러닝타임이 생각보다 길었지만 모든 선생님들이 집중해서 영화를 시청했습니다. 영화 보는 중간 중간에 다같이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많은 생각이 오가는 영화였어요.
영화를 모두 시청하고 나서 워크시트를 함께 작성했습니다. 본 워크시트트 한국성폭력상담소 발간물 <질문을 바꾸는 섹슈얼리티 워크북> 을 활용했습니다.
내가 통과한 벽이지만 다른 사람은 통과하지 못한 벽이 있을까요?
영화를 보면서 교차적으로 발생하는 권력과 위치성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질문에 어떻게 답변하면 좋을까 고민이 되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영화 내내 여성들이 속옷을 입지 않고 자유롭게 몸을 드러내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속옷을 입지 않을 권리(?)가 영화 속 여성들이 통과한 벽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만약에 수도권에 살고 수도권에서 일을 했다면 이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게 제가 통과한 벽일거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활동가들은 어떻게 답변했을까요? ❀´▽`❀
< 정규직 – 비정규직 > “아이를 낳고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경력 단절 이후에 재취업을 할 때 당연히 정규직으로 일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기대하는 급여와 업무 환경이 아이를 양육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경력이 없는 업무를 하자니 자격증 준비를 해야하죠. 도전은 해보고 싶었는데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과 경쟁이 어려웠어요.< 보호자 – 자녀 > ” 어느 날 아이가 엄마는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산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부모에게 문제제기를 한거죠. 생각해보니까 부모라는 권력은 아이를 강제할 수 있고 억압할 수 있는 위치더라고요. “< 이성애자 – 성소수자 > ” 저는 지금 누군가와 사귀거나 결혼을 하는 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당연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성소수자고 운이 나쁘게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면 결혼은 내가 통과할 수 없는 벽이 되었을 거예요. ” < 비장애인 – 장애인 > |
활동을 다 마치고 나서 한 활동가는 이런 소감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 처음에 워크시트를 받고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가진 권력이 있나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작성하고 보니까 생각보다 내가 가진 권력이 많아서 참 놀라웠습니다. “
첫번째 내부 스터디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음 3월 내부 스터디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모두 행복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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