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없는 합동점검
-센터품 티제이-
여성가족부는 2014년부터 관계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외국인전용유흥음식점에 대한 점검을 주관해 왔습니다. 이 점검은 E-6-2 비자를 통해 입국한 이주여성들이 외국인전용유흥음식점에 고용되어 성착취 및 노동력 착취와 같은 인권 침해를 겪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점검이 일시적으로 중단되었으나, 2023년부터 재개되었습니다. 점검 대상 업소는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외국인전용유흥음식점으로, 다수의 업소가 기지촌 주변 또는 항만 인근에 있습니다. 해당 지역은 주로 미군과 선원들이 주요 구매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평택 지역 외국인전용유흥음식점에 대한 합동점검이 2024년 11월 5일에 실시되었습니다. 평택 지역의 외국인전용유흥음식점은 대부분 기지촌에 위치해 있으며, 이번 점검은 기지촌이 있는 두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점검은 기존과 달리 영상물등급위원회 소속 담당자가 점검에 참여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사전 진행 설명을 위해 모인 관계 부처별 점검 담당자는 10명 이상으로, 많은 인원이 점검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역할에 따라 업소를 방문하여 점검을 진행하였으나, 클럽 내부는 매우 혼잡해 보였으며 점검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영상물등급위원회 소속 담당자는 한 클럽에서 기획사 관계자와 지나치게 친밀한 모습을 보여 이번 점검이 과거와 비교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였고, 오히려 점검 활동의 효과성이 저하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2014년부터 시행된 외국인전용유흥음식점 점검은 오랜 기간에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업소들이 점검의 절차와 방식을 숙지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점검 과정에서 실질적인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점검에서 한 업소는 다양한 이유를 들어 여성들과 인터뷰를 하지 못하였는데, 이는 점검 대상 업소를 주관 부처에서 직접 선정한 것이 아니라 점검 계획을 미리 알린 뒤 업소 간에 대상이 결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점검 대상 선정의 신뢰성을 약화시키고, 점검의 실효성을 떨어뜨립니다.
한편, 쉼터와 품 상담소의 활동가들은 이주여성들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나, 여성들은 사전에 숙지 된 답변으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심층적인 질문을 이어가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 점검을 통해 이주여성들에게 한국 사회에서 피해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연락 체계를 안내할 수 있다는 점은 일정 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비록 발전 없는 점검 활동이지만 계속 해서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 외국인전용유흥음식점 점검은 지속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만약 내년에 예정된 점검 역시 올해와 마찬가지로 발전이 없다면, 취약한 위치에 놓인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기보다는, 정부 부처가 해당 업소를 ‘안전한 공간’으로 인정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자료로 기능할 위험이 있습니다. 즉, 기존 점검 방식을 재검토하고, 취약한 위치에 놓인 환경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와 고민을 거쳐 점검 방식을 개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