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방에서는 2018년 4월부터 11월까지 경기도 성평등기금으로 여러 선생님들을 모시고 신체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6~7월엔 국혜조 선생님과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심리치유 시간을 가졌는데, 실무자들에게도 ‘쉼’과 여유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언니들의 건강을 계속 걱정해주시고 두레방의 또따른 식구 길냥이들까지 챙겨준 국혜조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 전합니다.
국혜조 (몸과 마음 심리상담센터)
처음 마주한 두레방은 아늑한 정감을 주는 곳이었다. 이 아늑함은 나의 몸을 통과해 이 곳의 사람들과 연결시켜 주었다. 기지촌 생존자 언니들, 활동가 선생님들 그리고 작은 고양이 무리들까지 반가움, 새로운 친숙함, 그리고 안정감 까지 이 모든 감정들이 뒤섞여 이 공간의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나의 몸으로 공율되었다. 우리는 우선 각각의 신체증상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들, 즉 트라우마로 발현된 신체증상을 우리 자신들의 몸으로 천천히 느꼈다. 각각 자신들의 몸의 반응을 살피는 동안 다른 이들의 몸의 반응들도 우리는 동시에 느꼈다. 우리는 각각의 신체증상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를 몸으로 천천히 느끼고 나의 몸이 갖고 있는 이야기를 다른 이의 몸으로 들어 주는 경험들을 하면서 한층 더 우리의 몸은 서로 다르지만 다르지 않음을 온전히 알게 되었다. 상처와 트라우마는 나의 이야기를 하고 이 이야기를 진심으로 공감하는 사람을 만날 때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것이 치유의 처음이다. 우리는 언어로 이야기를 할 때 사회전반의 공감을 얻게 되고 몸이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나와 한 공간에 있는 다른 이의 몸의 공율을 느끼게 된다. 언니들과 신체증상 혹은 통증들이 거기 있음을 이야기로 공유하고 몸으로 공율하면서 이미 치유는 시작되었음을 느꼈다. 그 아늑하고 안정감을 품고 있는 두레방은 우리가 치유자와 활동가, 언니들이라는 어떤 역할 이전의 사람임을 알려주는 힘을 갖고 있었다. 두레방이란 공간에서 몸과 마음으로 사람을 만났고 공동체의 몸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것을 경험했다. 우리는 몸의 공감을 서로에게 허용하면서 새로운 몸의 여정을 시작했다.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우리 몸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것을 그대로 허용하고 느끼는 것이다.
공율(共律) -두 사람 이상이 하나처럼 서로 조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