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방지 상담원으로서의 제 1막 1장
*두레방 써니
예전부터 여성 인권 쪽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곳 두레방에 오게 되어 기지촌 여성들과 성매매 여성을 지원하면서 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일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회적 약자이고 상처가 많은 언니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습니다. 처음엔 이전에 알던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것과는 다름이 있어 어려운 부분도 있고 좀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언니들의 따뜻함과 순수함도 볼 수 있게 되었고 점차 그들의 입장을 공감하게 되므로 조금씩 편안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두레방에서 일하며 여성 인권 현장에서 힘 있는 목소리를 가진 활동가 선배님들의 목소리를 직접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것은 감사하고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레방 활동은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운데 고령의 여성들과 한국 생활에 서툰 이주 여성들의 의료지원 업무는 특히 그러합니다.
그 중 제가 주로 담당하는 내담자는 기지촌 선주민 여성으로 고령이시다보니 주로 의료지원이나 차량 지원 등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선주 여성 치료회복 프로그램을 담당하여 기획하고 진행하였는데 동료 활동가와 언니들에게 많은 호응과 칭찬을 받아 저의 노력을 알아주신 것 같아 뿌듯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4~5월 의정부 시청 앞에서 8차에 걸친 두레방 존치 집회에 참여하였는데 처음에는 과연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줄까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작은 목소리가 합쳐질 때 이룰 수 있는 힘이 작지 않은 것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성매매나 성폭력 관련 분야는 사회복지 분야에서 생소하고 선호하지 않는 분야일 수도 있지만 일찍이 두레방이 선두에 나서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소수인권 옹호에 큰역할을 하고 있기에 그 일원으로 일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 더 성장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성매매 방지 상담원 교육을 마치고…
*두레방 폴린
1년 가까이 내담자 지원 업무를 통해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열심히 활동 하였지만, 신입활동가로서 항상 이론적 바탕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성매매 방지 상담원 양성교육’은 실무 적용 뿐 아니라 이전과 다른 자신감과 긍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성매매방지 상담원 양성교육에서는 성인지 관점과 성평등의 개념을 배움으로써 반성매매 운동의 쟁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어렵게만 느껴졌던 민법과 형법 등 법률 부분에서는 각 팀을 구성하여 사례들을 토의하고 발표함으로 실무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실습은 두레방에서 내담자 지원을 통해 자체적으로 실시하였는데, 확실히 교육을 통해 습득한 이론들을 적용하여 접근하니 이전에 내담자를 대할 때 발생했던 크고 작은 실수들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번 교육을 받으며 두레방의 정체성과 성매매방지 상담원으로서의 역할에 자부심이 좀 더 높아졌고, 그 방향성 또한 더 또렷해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교육을 회고하며 앞으로 두레방에서 내담자들을 지원할 때 보다 전문가다운 상담원이 되도록 꾸준히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져봅니다.
두레방이라는 신세계
*두레방 안나
저는 두레방 활동가로서 일하게 된 지 이제 막 두 달을 넘긴 신입 활동가입니다. 부끄럽지만, 이전까지는 기지촌과 성매매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로 살아왔던 저였기에 두레방에서 경험하고 활동하는 하루하루가 ‘신세계’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그동안 알지 못했던 기지촌의 역사와 사건들을 언니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듣게 되었을 땐, 내가 두레방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이 사실을 죽을 때까지 모르고 살았을 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도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이렇게 무지하고 미숙한 나도 과연 이곳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익숙하게 언니들을 상담하는 선배 활동가들을 보면서 조금씩 배워나간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매주 월요일 내부 회의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함께 공유하고, 부족한 점은 함께 도와 보완하는 두레방의 업무 방식이 신입인 제가 적응해나갈 때 참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두레방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외부 행사도 여러 번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희와 같이 기지촌 여성들을 지원하는 햇살사회복지회 방문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에 참여하며 국가가 개입되어 있는 성매매, 성착취 문제의 심각성을 더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장 최근에는 무주에서 진행된 여성폭력활동가대회를 통해 전국에서 성매매를 포함한 젠더폭력을 위해 일선에서 힘쓰는 활동가들을 만나는 좋은 연대의 시간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저는 현재까지 기본적인 사무 행정 업무와 홈페이지 및 SNS 관리, 활동보고서와 뉴스레터 등 주로 사무 지원 일을 도맡고 있긴 하지만 두레방에서의 시간들은 매 순간 활동가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지만 그 어느 때보다 보람차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지금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것들을 배워나가며 언니들과 피해 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연대의 힘을 느끼다
*센터품 차령
안녕하세요! 품의 신입활동가 차령입니다.사회생활 자체가 처음인 저는, 새로 배우는 일들에 떨리고 긴장되기도 했지만 다양한 것들을 보고 배우며 아직 성장 중인 지점에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입사한 지 첫 주가 되던 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하는 3.8 여성대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때 드레스코드를 보라색으로 맞춰 입고 활동하고 있는 전국의 다양한 활동가들을 보며 유대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아직 내가 모르는 활동, 일들이 많지만 전국에서 온 활동가와 마음이 통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입사 후 첫 행사로 다양한 단체의 활동을 알게 되고, 활동가들을 만나며 나도 저들 사이에 녹아들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하게 된 날이었습니다.
활동한 지 4개월 차에 저는 정의기억연대의 수요시위에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단상 위에 서는 게 긴장되어서인지 목소리를 많이 떨어서 발언문을 제대로 읽지 못했음에도 박수를 쳐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동료 분들 덕에 정말 보람차고 뿌듯했던 하루였습니다. 또한 그 박수와 응원이 큰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처럼 현장활동가의 이름으로서 활동을 하며, 연대가 큰 힘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품에 입사하기 전, 저는 성매매 피해 개념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여성들이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못 했고, 성착취라는 말이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품에 입사하여 실제로 그들을 만나고 피부로 겪으며 성매매는 거대한 성착취의 카르텔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내가 무지해서, 관심이 부족해서 몰랐던 많은 피해들이 있었고 그곳은 발을 한 번 넣게 되면 다시는 빠져나오기 힘든 사막, 섬이었던 것입니다.
단상에 서서 제 이야기를 발표할 때 박수를 아끼지 않으신 동료 분들, 이제까지 절 이끌어 주시고 다독여 주신 선임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힘을 줄 수 있는 활동가가 되고 싶습니다. 저와의 만남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받으시길 염원합니다.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센터품 위시
반갑습니다! 위시입니다. 어느새 입사한 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먼저 3개월 동안 여성 폭력과 인종, 계급 등 차별에 관한 책 7권을 읽으면서 평등과 차별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여성폭력에 대해 가슴아팠고 차별에 무감각했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또 실제 업무환경에서 평등과 개인의 사적 영역을 보호한다는 측면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고, 업무에 참여하면서부터는 품의 구성원으로서 내 일을 하나씩 해나간다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물론 기존에 제가 경험했던 업무와 달라 우왕좌왕하기도 했지만 선임들의 도움을 받으며 해낼 수 있었습니다.
새롭게 배운 것 중에는 소수와 연대한다는 것도 있었습니다. 자연과 사회문제를 다각도에서 생각하는 이들은 소수이고 그래서 목소리를 아무리 높여도 많은 이들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발걸음과 목소리에 소중한 생명이 보호되고 있어 그 일을 지속할 수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입장이지만 저 또한 그 힘에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언니들 지원을 나가게 되면서 언니들의 삶 속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저와 별반 다르지 않으면서도 그 속에서 언니들이 경험하고 느끼는 것은 매 순간이 새로운 도전임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언니들의 자립을 위한 도전들(자활, 파산 준비 등)은 언니들을 힘들게 할 때도 있었지만 “아기처럼 한 발자국씩 걷는 연습을 하는 것 같다”며 스스로의 성취에 보람차 할 때도 있었습니다. 언니들 속에서 저는 언니들의 친구로서 새로운 경험들에 용기를 내고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감춰져 있던 것들을 보는 법과 대상에 진심으로 관심갖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 언니들이 발돋움하며 살아가는 그 시간에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