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일자 : 2014년 6월 24일
수 신 처 : 각 언론사 NGO, 여성, 사회 문화 담당
내 용 :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청구소송’ 기자회견 보도 요청 건
1. 2014년 6월 25일 오후 13시(장소:서울여성플라자 4층)에 한국 내 기지촌의 미군 위안부 120여명이 국가를 상대로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하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취재보도 요청 드립니다.
2.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를 미군의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또는 한미동맹을 위해, 또는 외화벌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존재였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한국정부와 미군에 의해 기지촌이 형성, 관리되고 위안부 여성들의 인권 침해에 대해 묵인 방조하였습니다. 이는 군사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군사주의는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까지도 군대에 의존하게 함으로써, 군대를 둘러싼 지역의 군대화, 또는 그러한 군대에 성적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들에 대한 착취까지도 필요악으로 정당화시키기 때문입니다.
3. 일제 강점기를 시작으로 하여 한국 내에는 국가나 군대에 의해 운영된 다양한 위안부제도가 존재하였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제도화된 위안부제도가 해방이후 일본군 위안부제도를 경험한 군대와 군사정권에 의해 ‘한국군 위안부’, ‘유엔군 위안부’ ‘미군 위안부’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이는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문제가 바로 ‘일본군 위안부’ 및 해방직후의 ‘한국군 위안부’의 역사와 연속선상에서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의 위안부 제도는 현재 일본군 위안부 외의 다른 위안부제도는 역사적 규명과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4.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는 원고 120여명은 1957년부터 대한민국 내 지역에 소재한 기지촌에서 미군 위안부로 미군 상대 성매매에 이용되었던 여성들입니다. 피해 원고들은 수십년간 ’미군 위안부‘로 살아오며, 수많은 냉대와 경멸의 대상으로 살았고 이제는 역사 속에서도 희미해져 다시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국가는 스스로 미군 상대 성매매를 위해 ‘특정지역’ 설치, 위안부에 대한 공식적 허용, 등록, 정부의 애국교육, 낙검자 수용소 설치 등 미군 위안부제도를 마련, 유지, 관리하면서 피해 원고들에게 자행되는 잔혹한 범죄를 묵인하고 가담함으로써 미군 위안부들의 인권 침해를 극단화시켰습니다.
5.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소송을 통해서 첫째,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제도의 역사적 사실과 피해를 명확하게 밝히고, 둘째, 한국 기지촌 내 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가의 법적 책임을 규명하며, 셋째, 국가가 한국 기지촌 내 미군 위안부제도의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배상을 요구하며 처음으로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그동안 겪은 고통을 사회에 알리고자 합니다.
원고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기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청구소송’ 기자회견
※일시: 2014년 6월 25일(수) 13시
※장소: 서울여성플라자 4층 아트칼리지2
※주최: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기지촌위안부 국가배상소송공동변호인단, 새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진행순서
- 사회 : 신영숙 (새움터 대표)
- 소송취지 및 경과보고: 김진 변호사(기지촌위안부 국가배상청구소송 공동소송대리인단장)
- 소송에 대한 원고 발언
- 소송에 대한 단체 입장 발언
・발언: 안김정애(기지촌여성인권연대 공동대표)
・발언: 박차옥경(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발언:
- 성명서 낭독: 원고
- 질의응답
※원고들의 비밀보장으로 인하여 당일 기자회견 장소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는 절차를 가질 예정이며 사진촬영에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점 양해바랍니다.
※행사 순서 및 발언자는 변동될 수 있습니다.
※성명서는 당일 현장에서 배포합니다.
※기자회견과 관련 궁금한 사항은 고미라 새움터 사무국장(010-5377-7185), 박정경수 기지촌여성인권연대 사무국장(010-4919-9287)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기지촌위안부 국가배상소송공동변호인단, 새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성명서>
- 이제 우리는 당당히 말할 수 있다. -
군 위안부제도는 국가폭력에 의해 이루어진 여성인권유린 정책이다. 국가는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배상하라!!
국가폭력으로 수십 년간 인권이 짓밟힌 우리 원고들은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앞둔 이 역사적인 자리에 서면서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국가는 우리를 ‘미군 위안부’라 불렀다. ‘미군 위안부’라 불리는 순간부터 우리는 수많은 냉대와 경멸 속에 살아왔고 가족과 사회에서 고립된 채 살아왔다. 전쟁이후, 가난해서, 때론 인신매매되어 기지촌에 오게 된 우리는 더 이상 평범한 여성의 삶을 누리지 못하였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을 각종 폭력에 의해 강제로 미군을 상대해야 했던 우리는 이 수렁 같은 기지촌을 빠져나가기 위해 경찰과 공무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지만 오히려 그들 손에 의해 다시 클럽으로 기지촌으로 끌려 돌아와야 했다. 대한민국 어느 누구하나 우리들을 보호해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미군의 ‘위안’을 위해 또는 외화벌이를 위해 우리를 애국자인양 치켜세우며 국가의 도구로서 사용하였을 뿐이다.
대한민국에서 ‘위안부’는 일본군 위안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제 강점기에도 한국전쟁시기에도 ‘군 위안부’는 존재하였으며 우리 국가는 이를 본떠 ‘미군 위안부’제도를 만들고 철저히 관리하여 왔다. ‘일본군 위안부’, ‘유엔군 위안부’, ‘한국군 위안부’, ‘미군 위안부’ 문제는 모두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여성의 희생을 강요한 것으로 서로 다르지 않다.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역시 납치를 당하거나 소개업자에게 속아서, 가난에서 벗어나 보려고, 빚 때문에 모집 및 동원되었고 국가기관에 의해 계획적으로 인권침해를 당했으며 한국에 존재하였던 어떤 ‘군 위안부’에 비해서도 장기간 피해를 겪어야 했다.
대한민국은 모든 성매매는 불법이라고 법으로 정해놓고 ‘특정지역’ 설치라는 꼼수를 써 위안부에게 미군성매매를 하도록 하였고, 위안부를 나라에 등록하게 하였으며, ‘애국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위안부들에게 정신교육까지 시켰다. 또한 미군을 상대하기 위해 ‘깨끗한 몸’을 준비해야 한다며 강제검진을 할 뿐만 아니라, 법으로 낙검자 수용소를 설치하여 미군 위안부를 감금하고 강제치료까지 받게 하였다. 만약 국가가 우리를 국민으로 생각했다면 과다한 페니실린 주사로 동료의 죽음을 보는 고통을 겪지도 않았을 것이며, 성병에 걸린 미군이 단지 지목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감금치료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국가는 온갖 방법으로 우리 ‘미군 위안부’를 철저히 관리․감독하였고, 포주와 알선업자, 미군의 범죄를 묵인하여 거대한 국가의 힘으로 우리를 희생시켰다. 국가는 우리에게 ‘미군과 싸우지 말라.’고 교육만 했을 뿐 미군 위안부가 미군 범죄를 당했을 때 우리를 지키지 않았다.
우리를 애국자라 부르며 미군에게 서비스를 잘하라고 교육하던 국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미군 위안부에게 아파트를 지어주겠다, 취업을 보장하겠다던 국가는 대한민국이 아니었단 말인가! 우리는 지금, 오랜 위안부 생활로 인해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현재 국가의 약속은 이루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에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당당히 나설 것이다.
우리 122명의 원고들은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여성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이 땅의 모든 위안부 여성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국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국가는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제도의 역사적 사실과 피해를 명확하게 밝혀라!
둘째, 국가는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가의 법적 책임을 다하라!
셋째, 국가는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제도의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배상하라!
우리 122명의 원고들은 우리의 피해가 낱낱이 밝혀지고 사죄 받는 그 날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들의 목소리로 세상에 당당히 외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2014년 6월 25일
기지촌위안부 국가배상청구소송 원고단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