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뻘마을 길 건너에는 ‘검은돌’이라는 마을이 있다. 연임 아줌마의 말에 따르면 예전에 검은돌 마을에 구들장 만드는 채석장이 있었는데, 거기서 ‘검은’ 돌이 많이 나와서 검은돌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순이 언니가 트라우마치유활동가 신정식 선생님을 모시고 검은돌에 약초(?!)를 보여주겠다며 길을 나섰다. 놀이터를 넘어 수락산 둘레길을 가로지르면 조용하고 자그마한 시골 마을이 나온다. 오래된 집들 주변에는 나이 든 주인장의 손길이 느껴지는 소담스런 화단과 텃밭들이 눈길을
영혼을 살리고 내면의 건강을 유지시키는 힘! Soul Feeding / 필자: Miemie(미미) My experience attending Durebang Day was pretty awesome because I was one of the people who planned the event. Before Durebang Day we had many meetings to plan the event. The co-planners, Joyce, and I planned the ent
오래전, 더운 여름이 되면 ‘언니’들과 여벌옷을 싸들고 ‘검은돌’(의정부 산곡동. 수락산 자락으로 깊숙이 들어가 편안하게 자리 잡은 곳)과 ‘뺏벌’(주변의 배나무밭에서 유래. 한 번 들어오면 발을 뺄 수 없는 곳이란 뜻으로도 불림) 두 마을 사잇길로 수락산을 올랐다. 땀이 뻘뻘 흥건히 젖을 무렵, 비로소 폭포수에 도착할 수 있었다. 폭포수는 마을 주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서 커다란 돌들로 계곡을 막아 거대한 웅덩이를 만들어놓은 곳이다. 한바탕 물놀이를 즐기고 나면 바위에 누워 젖은 옷이 마르기를 기다렸
“내 생애 가장 행복한 날” [인터뷰]두레방 가을소풍 참여자 오영심 오영심(가명) 씨는, 어린 시절 식모살이로 시작해 이 집 저 집 전전하는 생활을 이어가다 1963년 의정부 기지촌으로 들어왔다. 일흔이 넘는 지금 나이에 이르기까지 밥벌이를 위해 공장·공사장, 남한 9도 다 돌아봤다는 오 할머니에게 “만약 다시 태어나면 어떤 삶을 살고 싶냐고” 물으니 “먹고 입는 거 걱정 없이 행복한 삶”이라 답한다. ‘만사 달관한 염세주의자’와 ‘해맑고 따뜻한 열망가’의 모습이 공존하는 그는 업과
쯔지모토 도시코 저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에 거주했던 일본인 연구자입니다. 원래 E-6-2비자로 한국에 이주한 필리핀여성 엔터에이너에 관한 연구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제가 성공회대학교 대학원 시절부터 필리핀이주여성에 관한 연구를 해왔고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욱 큰 계기는 이 분야의 많은 연구가 필리핀여성들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경향을 띄고 있지만 언론에서 들려오는 심각한 인신매매 사건들의 이야기는 그것과 너무 이질적이라서 그 현실에 대해서 궁금해졌기
이고운 (다큐멘터리 ‘호스트네이션’ 감독) 지난 9월 12일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햇살사회복지회 주최로 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뮤지컬 공연이 있었다. 주크박스 뮤지컬 ‘그대 있는 곳까지’(연출: 이양구, 음악감독: 유성숙)의 작년 평택 초연을 놓쳐서 아쉬웠던 나는 이번 공연을 무척 기대하며 뮤지컬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첫 무대는 김숙자 할머니가 무대 중앙에 홀로 앉아 인터뷰하는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할머니의 담담한 회상으로 나는 조용히 기지촌의 과거로 들어가게 되었
최정민 (두레방 활동가) 오키나와라는 지역에 처음 가본 것은 2000년이었다. 나는 사회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새내기 활동가였고 평소 관심 있던 의제를 중심으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마침 두레방, 새움터,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언니들이 권유를 해서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국제여성평화네트워크> 회의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17년만의 재방문이었다. 후덥지근한 날씨와 몇몇 낯익은 얼굴들이 17년 전의 기억을 아주 살짝 상기시켜주었다.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국제여성평
하주희 변호사(법무법인 향법) 미군위안부 국가배상 소송 1심 판결이 난지 6개월만인 지난 목요일(7. 20.) 항소심 두 번째 기일이 열렸습니다. 6월 15일 첫 기일이 전체적으로 항소이유를 설명하고 앞으로 계획을 대략적으로 정하는 자리였다면, 지난 기일은 구체적으로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전문가로 박정미 교수와 과거 파주시에서 미군 위안부들에게 교육을 담당했던 공무원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본격적인 심리를 예고했습니다. 앞으로 채택된 증인을 신문하고, 기관으로부터 자료도 받아야 하지만 항소심은 1심에 비